https://www.marieclairekorea.com/fashion/2021/10/lab-grown-diamond/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주얼리의 새로운 트렌드 | 마리끌레르

‘나’와 ‘내 생각’을 대변하는 주얼리 가치소비에 대하여.

www.marieclairekorea.com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브랜드 

 

‘랩그로운 다이아몬드(Lab-grown Diamond)’는 천연 다이아몬드의 화학적, 물리적, 광학적 특성과 100% 동일하게 양산시킨 다이아몬드를 뜻한다. 기존 천연 다이아몬드의 채굴 방식이 일으키는 환경 문제와 열악한 노동 환경 개선, 합리적인 가격 등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

 

키마이

 

다이아몬드 포레스트

 

로이드 

 

넘버링

 

빈티지 할리우드 

 

퍼스트 다이아몬드

'뷰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하이 피부관리법, 제품 이름  (0) 2022.12.27

큼큼. 시큼. 큼큼. 냄새가 퍼져나간다. 내 방에서. 이것은 무엇인가. 처음에는 정말 뭔지를 몰랐다. 내 방에 퍼져나가는 액체를 보면서도. 이것이 고양이의 오줌이라는 것은 생각하지 못했다.

 

옷에 묻은 모양인지 출근길에 냄새가 퍼져나간다. 아. 이게 대체 뭐지. 내가 어제 뭘 먹고 흘린 걸까. 그 다음날에 똑같은 액체가 내방에 있고 설상가상에 배변까지 있다.

 

이것은 고양이가 내방에 테러한 흔적이다. 내가 화장실을 잘 안치워줘서인가. 도대체 안그러던 애가 갑자기 왜 그러니. 화장실을 여태까지 몇번 바꿨는데도 얼마나 적응을 잘했는지 모른다.

 

 

그러던 녀석이 갑자기 방에 테러를 한다. 밥을 보니 밥도 적게 먹은 것 같다. 물도 조금 줄어든 것 같다. 병에 걸린걸까? 동물병원에 데려갔다.

 

방광염은 아니라고 한다. 방광염이 오기 전 아주아주 초기에 데려온 것 같다고 한다. 요도 뚫는 시술을 하는데 마취도 하고 뚫으니 20만 원이 순식간에 나온다. 너무 비싸다.

 

그런데 비싼값도 못하는 것 같다. 계속 오줌을 갈긴다. 제대로 배변생활이 이뤄지지 않는다. 화장실은 전혀 쓰지를 않고 내 방에 냄새가 베인 그곳에만 오줌을 눈다. 정말 미칠 노릇이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좋은 모래들을 구입해본다. 인터넷 강국에 사는 것이 너무 좋은 순간이다. 모래를 종류별로 사본다. 벤토, 두부 모래. 그리고 배변 매트. 화장실도 크기에 따라 다르니 몇개를 사고. 종이박스도 해놓는다.

 

"제발!! 저중에서 단한가지라도 마음에 들거라."

 

고양이의 궁둥이를 팡팡 때렸다. "제발! 제발! 제발!" 고양이는 난생 처음 겪어본 폭력인지 단 한번도 그런적이 없다가 나를 피해 숨었다.

 

 나를 피해다닌다. 이럴 수는 없다고. 어떻게 고양이가 나를 피할 수 있지. 하지만 이것은 고양이와의 배변전쟁을 시작하는 서막일 뿐이었다.

 

 

나는 그와 함께 있는 상상을 끝없이 한다. 그가 내 옆에 있다면 나는 이런 표정을 지으며 이런 얘기를 할텐데. 당신은 나를 항상 귀엽게 봐주니까 마음을 놓고 마음껏 애교를 부리는 상상. 같은 것을 하다보면 실제로 있지도 않은 사랑이 내 주위에 자리잡은 것 같아 마음이 좋다.

 

이것은 그래 상상연애다. 내게 필요한 사랑을 내가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내가 만든 사랑에 내가 위로를 받고 필요한 사랑의 할당치를 채운다. 그렇게 그는 내 옆에 존재하고 있다.

 

 

그가 나와 나란히 카페에 앉아서 도란도란 얘기를 나눈다. 상상에서. 그의 얼굴을 본다. 그도 나를 본다. 우리는 말없이 서로를 응시한다. 그냥 아무말도 없이 얼굴만 오래도록 쳐다본다. 긴 침묵.

 

나는 침묵을 깨고 그의 얼굴에 손을 올려놓아 얼굴을 만져본다. 그는 가만히 있을 뿐이다. 아무말도 없이. 나는 그의 얼굴에 난 수염자국을 하나씩 만져보다가 물어보는 것이다. "넌 얼굴에 수염이 많아. 왜지?" 수염자국때문에 나와는 다른 남자다움이 느껴지는데 그건 속으로 삼키고서.

 

그는 "원래 그래. 얼굴에는 수염이 많아. 이것도 아침에 열심히 깎았는데 지금 벌써 이만큼."이라고 말한다. 나는 그의 얼굴을 찬찬히 보고 더 많이 만져보는데. 그는 아무런 반응도 없이 나를 쳐다볼 뿐이다. 그는 그저 나를 쳐다보고 있다.

 

마치 어떤 한마리의 청순한 어떤 사슴같이. 큰 눈망울로 촉촉하게 쳐다보고 내 쓰다듬에 몸을 맡기는 모습이 새삼 청순하게 느껴진다. 청순한 남자라. 이런 기분은 또 처음이다.

 

그의 얼굴을 계속 만지다가 그의 목을 끌어안았다. 그의 목에 얼굴을 잠시 묻고 있었는데 그는 손을 들어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나는 이 순간이 어쩐지 너무 아름다워 1초가 마치 10초로 늘어난 듯이 이 순간이 어쩐지 오랫동안 지속될 것만 같았다.

 

이렇게 오랫동안 같이 있고 싶다고 생각했다. 청순한 그 남자와 함께. 뭐 이런 생각을 혼자 앉아서 하다보니 내 마음에는 그리움이 가득 들어차 있다. 그리움이 가득 들어차 그리움을 적어내려간다. 그리워. 당신.

 

 

그에게 이 마음을 적어 담아 아름답게 수놓은 어떤 글로, 아니면 어떤 음악으로, 아니면 내 목소리로 담고 싶다가도 나는 용기가 부족해 씁 한숨을 한번 쉬고는 애꿎은 고양이를 끌어 안는다.

 

고양이를 품에 안고는 고양이한테 마음을 다해 사랑한다고 말해. 고양이야. 사랑해. 얼굴을 부비고는 고양이를 쳐다본다. 큰 눈망울의 촉촉한 고양이는 내게 머리를 부비면서 내게 킁 킁 다가와 내게 입맞춘다. 고양이가 내게 다가와 뽀뽀해주다니. 기쁘다.

 

 

고양이. 내 사랑 고양이. 나는 알수 없는 그리움과 사랑과 애정을 마음에 품어. 내 마음이 그래도 더 너그럽고 더 사랑스럽고 더 관용적이길 바라고 있다.

 

그래서 내게 곧 닥칠 마감이 임박한 일들과 알 수 없어 괴로운 세상의 소용돌이를 지금의 이 사랑으로 조금씩 이겨내보자 그런 생각을 했다. 그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혼자 상상해보는 주말이다.

아빠는 고양이를 보면서 "저리가버려. 훠이훠이"라고 말하면서 손짓을 했다.

 

고양이는 아무것도 모른채 사람이라면 다 좋아서 계속 서성댄다. 고양이의 몸짓은 분명 아무런 악의가 없는 그저 친근감일뿐 인데 아빠는 소스라치게 싫어한다.

 

아빠는 내게 "고양이를 이제정리하지그래. 누구를 준다거나. 밖에 내버리든가."라고 말했다.

 

나는 "그럴순 없지. 얘는 죽을때까지 내가 키우는 애야. 이제는. 그런거야. 지가 도망가거나 내가 잃어버리면 몰라도 내가 얘를 버릴리는 없어."라고 말했다.

 

내 품에 안겨있는 고양이.

 

나는 구석에 다소곳이 앉아있는 고양이를 쳐다보면서 "불쌍한 아기 고양이. 아빠가 뭐라고 하는지 못알아들어서 참 다행이다. 불쌍한 고양이."라고 혼자 중얼댔다.

 

아빠는 나의 이케아 가구를 열심히 조립해주면서도 고양이가 다가오면 훠이훠이 라면서 곁을 내주지 않았다. 사람이라고는 나밖에 모르는 고양이는 그것이 거절의 의미인지도 모른채 식빵자세를 하고서는 아빠를 쳐다보고만 있다.

 

마음에 불쌍함과 측은함이 피어올랐다. 아빠는 방전된 체력을 지니고서도 딸의 부탁을 거절할 만한 냉정함이 없어서, 그리고 그렇게 싫어하는 고양이 옆에서 열심히 가구를 조립했다. 아빠는 고양이를 싫어하고 고양이 냄새를 싫어하고 고양이 털을 싫어한다.

 

 

그러나 딸에 대한 사랑은 그 모든 싫어함에도 고양이와 한공간에 있기를 기꺼이 자처할 정도로 큰것이어서 "고양이를 내다버리라"고 한마디 말을 한채 그저 입을 꾹 다물고 할 수 있는 것을 할 뿐이다.

 

아빠는 그렇게 내 방에 와서 거의 이주일에 걸쳐서 이케아 가구를 다 조립했다. 그럴 때마다 "고양이를 저리 치우라"고 했으나 나는 고양이를 그저 꼭 끌어안았다.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아주 여러번 듣다보니 놀랍게도 내 사랑도 조금 사그라드는게 느껴졌다. 사실 고양이는 하등 쓸모가 없었다. 털이 심하게 날리고 배변에서는 냄새가 지독하고 .. 맞아. 훠이훠이.

 

싫어해. 너를 싫어해. 라는 말에도 얼마나 큰 힘이 있는건지 고작 몇번 들었음에도 사랑이 사그라드는 내 자신을 관찰하면서 부정적 말을 생각한다. 부정적 말은 그 자체로도 너무 큰 힘이 있어서. 정말로 사랑이 사그라들게 하는 것이다.

 

오랫동안 자존감이 낮고 스스로가 형편없으며 쓰레기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 부정적 말의 위력안에서 오랫동안 살았으리라. 나는 그래서 그러니까 말을 전혀 하지 못하는 나의 아기고양이에게 짧은 말이라도 부정적으로 말하지 않기로 다짐해버렸다.  

 

바보 고양이. 라고 말하는 대신 천사 고양이. 똑똑한 고양이. 그리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고양이라고. 말해준다.

 

그릉그릉. 아무것도 모르는 내 고양이는 내 품에 안겨서 머리를 부빌 뿐이다.

 

 

나는 기자생활을 했을 때 성공한 스타트업 대표를 30명 정도 만나서 인터뷰기사를 썼다. 그들을 만나면서 좋은 점은 배울 것이 많다는 것이다. (트레바리, 당근마켓, 삼분의일 등등)

 

인터뷰로 실릴만 한 대표들은 어느정도 성공해야 하기 때문에 나는 대체로 성공한 사람들을 만났다. 거기다가 나는 사회에서 일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무엇보다 돈 받은만큼 일하는 '평범한 월급쟁이'다. 대표들은 창업자이고 리더다. 그러니까 마인드가 다를 수밖에 없기도하다.

 

내가 만난 성공한 대표들의 공통점은 이렇다. 

1.  문제를 만나면 해결한다. 

 

나는 문제를 만나면 좌절한다. 그리고 아무것도 안하고 괴로워한다. 성공한 대표들은 문제를 푼다. 그리고 그것을 즐거워하는 모습까지 보인다. 

 

내가 만난 A 대표님은 1)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려고 한다. 여기에 시간을 제일 많이 쏟는 것 같다. 직원들이랑 함께 머리를 맞대고 문제가 무엇인지 아주 정확하게 파악한다. 그리고 이 문제를 풀면 우리에게 수익이 돌아올 수 있는지를 예상한다. 

 

예를 들면, 문제를 풀어도 수익으로 안 돌아올 수도 있는데 커피머신만 팔면 1번 수익이 나고 끝이다. 그런데 커피머신과 그 기계에만 맞는 캡슐도 같이 개발해서 팔면 수익이 지속해서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식으로 수익을 지속해서 낼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한다. 

 

2) 그리고 문제를 푼다. 여기에서는 이것에만 집중한다. 다른 회사는 어떻게 하는지, 다른 사람들은 우리를 보고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신경쓰지 않는다. 그냥 이것을 어떻게 잘 풀어낼까? 그래서 우리가 고객한테 무엇을 줄 수 있을까? 이것만 생각한다. 집중을 잘한다. 

 

 

2. 자신감이 있는데 교만하지 않다. 인간적으로 매우 호감이다. 

 

모든 사람들이 전부다 그랬다. 다들 자신감은 있지만 잘난척은 안했다.

 

자신감이라는 것은 업계를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나오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아는게 없으면 자신감도 없을것 같다. 그리고 자신이 어떤 것을 계속 해결하고 있기 때문에 일에서 얻는 자신감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잘난척을 안한다. 왜냐면 해결해야 할 것이 계속 쌓여있기 때문이다. 그냥 계속 해야할 일이 생겨난다. 없으면 또 만들어낸다. 그런 것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잘난척하고 그럴 시간도 여유도 없는 것이다. 

 

내가 만난 모든 대표님들은 질문을 던지면 즉석에서 대답을 한다. "다른 경쟁업체는 어느정도인가요?" "다른 곳은 어느정도 돈을 벌죠?" "다른 곳에는 어떤식으로 일하나요?" 등등 그냥 궁금한걸 물어보면 전부다 바로 대답할 만큼 업계에 대해서는 빠삭하게 다 알고 있다. 대답을 못하는 사람은 한명도 못봤다. 

 

그리고 난감한 질문인 "당신 회사의 경쟁력이 뭔가요?"라는 것도 바로 대답을 한다. 

 

마치 내가 회사 면접장에 가서 "당신을 우리가 뽑아야 하는 이유는 뭔가?"하는 질문을 받으면 우물쭈물하고 의기소침해질 것 같은데. 대표들은 다르다. 즉석에서 우리의 장점은 이러이러하다고 대답한다. 

 

 

3. 말은 잘 못해도 일은 잘한다. 그리고 핵심이 있다. 

 

말은 잘 못하는 사람도 많다. 문장을 매끄럽지 않게 말하는 경우도 있고 삼천포로 빠지는 경우도 있다. 아니면 말을 너무 길게 하면서 아주 옛날 얘기까지 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핵심은 있다. 통찰력도 있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한번의 성공을 거뒀고 계속 나아가는 중이라서 전체 이야기를 관통하고 있다. 

 

C 대표님의 핵심은 '일단 하는 것'이었다. 여태까지 해보지 않아서 두려워하는 게 없었다. 대기업이랑만 일해서 정부랑은 일을 못하겠다, 이런것도 없다. 그냥 무조건 일이 들어오면 하는 것이다. 그리고 고객회사의 요구를 어떻게 해서든 맞추려고 하는데 이 과정에서 창의적인 방법이 솟아나고 성공을 거두는 식이다. 물론 괴롭고 힘들고 야근을 하는데도 그렇게 일을 한다. 

 

 

D대표님은 수치화하는 것을 좋아했다. 제품을 만들고 나서 몇명한테 뿌린다음에 만족한 정도를 답변으로 받는다. 60%가 만족했다는 결과가 나오면 제품을 다시 더 나아지게 만든다. 그리고 다시 뿌린다. 70%로 올라가면 또 제품을 다시 더 낫게 만든다. 이런식으로 계속 업데이트를 해서 90~95% 이상이면 본격적으로 시장에 내놓았다. 이런식으로 모든 일을 한 다음에 수치화해서 거의 완벽한 수준으로 끌어올린다. 

 

E대표님은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 집중했다. 기술기반의 스타트업은 마찬가지인데 기술이 고도화되서 실제로 잘 쓰여야 한다. 그리고 아주 편리하게 만들어야 한다. 기술을 발전하는 한편 더 편리하게 만드는 데 집중하는 것이다. 자기만족을 위한 기술개발, 잘난척하기 위해 학문의 꼭대기에 올라가려는 그런 목적으로 일하는 것이 아니다. 목적은 무조건 이용자의 편의성이다. 이런 식으로 일하면 기술자가 성공하기 더 쉽다. 

 

인터뷰를 하면 배울점이 많아서 좋다. 그리고 진짜 배울게 많다고 느껴져서 내가 감동을 받은 대표님들은 몇개월 사이에 몇십억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몇개월도 안되서 말이다. 정말 신기했다. 

 

 

 

 

고양이는 소유가 아니라 존재다.

 

나는 물론 고양이를 소유하고 있다. 나는 고양이를 분양받을 때 어떤 계약서에 싸인을 했다.

 

그 분양샵에서 나에게 고양이의 소유가 이전된다는 그런 종류였다. 어쩐지 끔찍하게도 1달만에 고양이가 죽어버리면 새로운 고양이를 다시 준다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고양이는 내꺼다. 그런데 사실 엄밀하게 고양이는 내 소유이지만 사실 존재자다. 내 옆에 존재하고 있는 생명체라는 의미다.

 

고양이는 내 옆에서 움직이고 살아있는 생명체다. 그래서 소유보다는 존재다. 내 옆에 존재하는 내 반려동물이다. 고양이를 어따 쓰겠는가. 재산이나 소유가치가 올라가는 것도 아니고.

 

고양이는 내 일상안에 들어와있는 아이다. 내 예쁜 아이.

 

 

혼자 사는 삶과 고양이가 있는 삶은 내용이 다르다. 나는 혼자 집에서 블루투스 스피커를 켜 놓고 음악을 크게 듣고 노트북을 해도 좋지만 그 풍경에 고양이가 나를 쳐다보고 있는 것은 삶의 행복도가 곱하기가 된다. 왜일까.

 

고양이가 날 쳐다보기만 해도 행복도가 곱하기로 늘어난다니. 신기한 동물이다.

 

 

간밤에는 꿈을 꿨다. 혼자 사는 집인데 누군가 내 집에 얹혀 들어왔다. 그리고 그 인간이 현관문을 제대로 닫고 다니지 않았다.

 

나는 주의를 줬다. "그렇게 문을 열고 다니다가는 고양이가 도망갈지도 몰라." 그런데 그 인간이 문을 계속 열어놓고 다니길래 나는 겁이 잔뜩 났다.

 

그에게 소리를 질러댔다. "고양이 잃어버리면 죽는 줄알아. 여기 각서에 싸인해. 고양이 잃어버리면 너 나한테 돈 얼마 줄 수 있어? 천만원은 있니?"

 

고양이를 잃어버렸나 싶어서 나는 집의 문을 다 닫고 난리를 치다가 잠에서 깼다. 나쁜 넘. 대체 그 인간이 누구였지.

 

 

 일어나보니 고양이는 나를 쳐다보고 있다. 나는 꿈에서까지 고양이와 함께 있으면서  아이를 잃어버릴까봐 전전긍긍한다.  아름다운 고양이.

 

고양이의 수명이 10~15년 사이라는 것이 슬프다. 한번씩 유명인의 반려동물이 죽었다는 얘기가 들려오면 그렇게 슬플수가 없다.

 

 고양이의 얼굴을 보다가도 이 녀석의 끝을 생각하게 된다. 끝나지마 묘생. 이라며 중얼대본다. 

 

묘생은 내 소유며 내 존재다. 이쁜 것. 언제까지나. 내 예쁜 묘생이겠지. 

 

 남자한테 많이 차여본 사람인데 이 경험은 내게 매우 익숙하다. 맨 처음 차였을 때는 언제였나

대학교 입학 후 어떤 오빠를 좋아했다. 멀끔하고 키가 컸다. 눈이 살짝 쳐져서 인상이 선했다. 목소리는 매우 낮았고 과묵했다. 그래서 좋았다.

 

그 오빠한테 거의 매일 연락을 했고 자주 밥을 먹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한테 딱 선을 그었는데 그때는 그것을 보지 못했다.

 

아주 몇가지 사소한 경험들을 가지고서는 그것은 나를 좋아하는 이유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에게 기타연주를 해준 것, 밥과 음료를 사준 것 등이 있었다.

 

그 당시 내게는 친했던 남사친이 있었는데 나를 아주 안쓰럽게 생각했다. 남사친은 내게 커피를 한잔 사주고서는 "내가 너한테 커피를 사주는 이유가 뭔지 알아?"라고 물었다.

 

 "그냥. 불쌍해서인가."라고 대답했고 그는 "그 이유랑 같다구. 그 오빠가 너한테 커피를 사줬던거랑 내가 사주는거랑. 의미부여 하지마."라고 말했다.

 

그리고 남사친의 조언을 듣고서 나는 그를 신뢰하게됐다.  남사친의 조언에 따라 나는 이 사람을 좋아하는 것에서 벗어나 해방되기 위해서  어느날을 딱 정해서 그날 고백을 했다. 그리고 차였다.

 

그것이 첫번째 차인 경험이었다.

 

내 남사친은 내 첫번째 차인 경험부터 그 이후에 무수히 많았던 연애의 흑역사를 죄다 알고 있다. 내게는 일기장같은 존재다. 그에게 내 얘기를 하면서 그라는 인간에 내 기록을 적어내려가는 느낌이랄까.

고백을 했다가 차였을 때 드는 느낌은 어떠한가 하면 자유로워지는 느낌이다. 차이게 되면서 이제 내게는 공식적으로 좋아하는 인간이 없게 된다.

 

어떤 곳을 가거나 어떤 음식을 먹을 때  사람과 함께 있었으면 하는 생각도 이제는 안하게 된다. 그리고 연락을 보내놓고 여러가지 가능성을 떠올리면서 기다림의 시간도 갖지 않게 된다. 정말 매우 자유로워지는거다. 

 

그리고 내 감정의 결론은 그 인간에게 쥐어져 있으니. 이 또한 자유롭다. 나는 할 수 있는 것을 모든 것을 다했으니 "이제 공은 당신에게." 이런 느낌처럼. 

 

마치 회사를 다닐때 골치 아픈일이 생기면 바로 상사에게 보고하는 것과 비슷하다. 내가 한 일에 대해서 누군가 지적을 하면, 나는 상사의 결재를 받았으니 자유로운 것과 같다. 이 문제는 승인해준 상사 당신에게 있는 것이 아닌가.

 

물론 혼나기는 하지만 나는  일에 보고를 했으니까 자유롭다. 내가 순간 순간 드는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은 사실 자유로워지기 위한 방법이다. 어쩌면 매우 비겁한 방식이기도 하다.

 

주간문학동네에 연재하고 있는 

이반지하의 나는 왜 이렇게 웃긴가. 

 

복싱하는 내용 발췌했다. 

나도 갑자기 복싱을 하고 싶어졌다. 

 

복싱을 시작하자, 길지 않은 한세월을 살아오며 그동안 얼마나 많은 이들을 쥐어패고 싶었는지 깨달았다.

그냥 다 대놓고 쥐어팰 수만 있었다면 모든 것은 차라리 깨끗하고 선명했을는지 모른다.

그간의 삶에서 채워지지 못했던 욕망 하나가 위험한 고개를 들려 하고 있었다.

 

관장과 코치가 미트를 끼고 주먹을 받아줄 때마다 그 욕망은 점점 더 커져만 갔다.

더, 더, 더, 때리고 싶다, 또, 또, 또 때리고 싶다.

그저 세상의 대부분을 다 쥐어패버리고 싶다.

관장은 나에게 처음 오셨는데도 참 잘한다며 길에서 많이 싸워보고 오셨나봐요, 농을 쳤다.

마스크 밖으로 드러난 두 눈을 동시에 적당히 반달 모양으로 감아주며 아무렴, 이라고 생각했다.

다만 쥐어패지 못했을 뿐이다, 다만 아무도 쥐어패주지 못했을 뿐이다.

 

때리는 맛에 취하기 시작하면서 왕년의 복싱 챔피언이나 현역 복서들의 유튜브 채널을 하나둘 구독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하면 오래 맛깔나게 팰 수 있을까를 지속적으로 고민하며 빠르고 세게 때리는 방법들을 눈으로 익히던 어느 날, 한 채널이 눈에 띄었다. 왕년의 복싱 챔피언이었다는 남자는, 복싱에서 완투 기본 편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수의 실전을 거친 자 특유의 거친 말솜씨로 설득력 있게 전하고 있었다. 그가 나오는 영상들을 몇 시간 동안 털어 보고 체육관을 옮겨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을 무렵, 먼지라기엔 다소 큰 먹구름에 가까운 그의 혼적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는 주먹을 날릴 때 팔만 뻗지 말고 허리와 엉덩이를 동시에 비틀어 온몸의 힘과 무게를 주먹에 실어줘야 상대에게 강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하곤 했다. 그렇게 오랜 세월 자신만의 무기를 정성 들여 세공해왔을 그는 그 소중한 주먹을 고작 자기 아내의 얼굴을 때리는 데 사용했다. 코뼈가 산산이 부서진 아내는 이후 평생을 비염과 코골이에 시달리고 있다는 얘기가 한 TV 프로그램의 캡처 이미지와 함께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와 있었다.

 

 

 

 

전문은 여기서 감상 가능.

http://www.weeklymunhak.com/49/674/

 

주간 문학동네

넌 운동할 때 제일 예뻐! 지하 체육관으로 내려가는 계단 입구, 어마어마한 크기의 네온사인으로 빛나는 두 줄의 글귀를 보자마자 제대로 찾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이것이 현재의 내가

www.weeklymunhak.com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