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그로운 다이아몬드(Lab-grown Diamond)’는 천연 다이아몬드의 화학적, 물리적, 광학적 특성과 100% 동일하게 양산시킨 다이아몬드를 뜻한다. 기존 천연 다이아몬드의 채굴 방식이 일으키는 환경 문제와 열악한 노동 환경 개선, 합리적인 가격 등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
나는 그와 함께 있는 상상을 끝없이 한다. 그가 내 옆에 있다면 나는 이런 표정을 지으며 이런 얘기를 할텐데. 당신은 나를 항상 귀엽게 봐주니까 마음을 놓고 마음껏 애교를 부리는 상상. 같은 것을 하다보면 실제로 있지도 않은 사랑이 내 주위에 자리잡은 것 같아 마음이 좋다.
이것은 그래 상상연애다. 내게 필요한 사랑을 내가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내가 만든 사랑에 내가 위로를 받고 필요한 사랑의 할당치를 채운다. 그렇게 그는 내 옆에 존재하고 있다.
그가 나와 나란히 카페에 앉아서 도란도란 얘기를 나눈다. 상상에서. 그의 얼굴을 본다. 그도 나를 본다. 우리는 말없이 서로를 응시한다. 그냥 아무말도 없이 얼굴만 오래도록 쳐다본다. 긴 침묵.
나는 침묵을 깨고 그의 얼굴에 손을 올려놓아 얼굴을 만져본다. 그는 가만히 있을 뿐이다. 아무말도 없이. 나는 그의 얼굴에 난 수염자국을 하나씩 만져보다가 물어보는 것이다. "넌 얼굴에 수염이 많아. 왜지?" 수염자국때문에 나와는 다른 남자다움이 느껴지는데 그건 속으로 삼키고서.
그는 "원래 그래. 얼굴에는 수염이 많아. 이것도 아침에 열심히 깎았는데 지금 벌써 이만큼."이라고 말한다. 나는 그의 얼굴을 찬찬히 보고 더 많이 만져보는데. 그는 아무런 반응도 없이 나를 쳐다볼 뿐이다. 그는 그저 나를 쳐다보고 있다.
마치 어떤 한마리의 청순한 어떤 사슴같이. 큰 눈망울로 촉촉하게 쳐다보고 내 쓰다듬에 몸을 맡기는 모습이 새삼 청순하게 느껴진다. 청순한 남자라. 이런 기분은 또 처음이다.
그의 얼굴을 계속 만지다가 그의 목을 끌어안았다. 그의 목에 얼굴을 잠시 묻고 있었는데 그는 손을 들어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나는 이 순간이 어쩐지 너무 아름다워 1초가 마치 10초로 늘어난 듯이 이 순간이 어쩐지 오랫동안 지속될 것만 같았다.
이렇게 오랫동안 같이 있고 싶다고 생각했다. 청순한 그 남자와 함께. 뭐 이런 생각을 혼자 앉아서 하다보니 내 마음에는 그리움이 가득 들어차 있다. 그리움이 가득 들어차 그리움을 적어내려간다. 그리워. 당신.
그에게 이 마음을 적어 담아 아름답게 수놓은 어떤 글로, 아니면 어떤 음악으로, 아니면 내 목소리로 담고 싶다가도 나는 용기가 부족해 씁 한숨을 한번 쉬고는 애꿎은 고양이를 끌어 안는다.
고양이를 품에 안고는 고양이한테 마음을 다해 사랑한다고 말해. 고양이야. 사랑해. 얼굴을 부비고는 고양이를 쳐다본다. 큰 눈망울의 촉촉한 고양이는 내게 머리를 부비면서 내게 킁 킁 다가와 내게 입맞춘다. 고양이가 내게 다가와 뽀뽀해주다니. 기쁘다.
고양이. 내 사랑 고양이. 나는 알수 없는 그리움과 사랑과 애정을 마음에 품어. 내 마음이 그래도 더 너그럽고 더 사랑스럽고 더 관용적이길 바라고 있다.
그래서 내게 곧 닥칠 마감이 임박한 일들과 알 수 없어 괴로운 세상의 소용돌이를 지금의 이 사랑으로 조금씩 이겨내보자 그런 생각을 했다. 그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혼자 상상해보는 주말이다.
나는 기자생활을 했을 때 성공한 스타트업 대표를 30명 정도 만나서 인터뷰기사를 썼다. 그들을 만나면서 좋은 점은 배울 것이 많다는 것이다. (트레바리, 당근마켓, 삼분의일 등등)
인터뷰로 실릴만 한 대표들은 어느정도 성공해야 하기 때문에 나는 대체로 성공한 사람들을 만났다. 거기다가 나는 사회에서 일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무엇보다 돈 받은만큼 일하는 '평범한 월급쟁이'다. 대표들은 창업자이고 리더다. 그러니까 마인드가 다를 수밖에 없기도하다.
내가 만난 성공한 대표들의 공통점은 이렇다.
1. 문제를 만나면 해결한다.
나는 문제를 만나면 좌절한다. 그리고 아무것도 안하고 괴로워한다. 성공한 대표들은 문제를 푼다. 그리고 그것을 즐거워하는 모습까지 보인다.
내가 만난 A 대표님은 1)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려고 한다. 여기에 시간을 제일 많이 쏟는 것 같다. 직원들이랑 함께 머리를 맞대고 문제가 무엇인지 아주 정확하게 파악한다. 그리고 이 문제를 풀면 우리에게 수익이 돌아올 수 있는지를 예상한다.
예를 들면, 문제를 풀어도 수익으로 안 돌아올 수도 있는데 커피머신만 팔면 1번 수익이 나고 끝이다. 그런데 커피머신과 그 기계에만 맞는 캡슐도 같이 개발해서 팔면 수익이 지속해서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식으로 수익을 지속해서 낼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한다.
2) 그리고 문제를 푼다. 여기에서는 이것에만 집중한다. 다른 회사는 어떻게 하는지, 다른 사람들은 우리를 보고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신경쓰지 않는다. 그냥 이것을 어떻게 잘 풀어낼까? 그래서 우리가 고객한테 무엇을 줄 수 있을까? 이것만 생각한다. 집중을 잘한다.
2. 자신감이 있는데 교만하지 않다. 인간적으로 매우 호감이다.
모든 사람들이 전부다 그랬다. 다들 자신감은 있지만 잘난척은 안했다.
자신감이라는 것은 업계를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나오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아는게 없으면 자신감도 없을것 같다. 그리고 자신이 어떤 것을 계속 해결하고 있기 때문에 일에서 얻는 자신감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잘난척을 안한다. 왜냐면 해결해야 할 것이 계속 쌓여있기 때문이다. 그냥 계속 해야할 일이 생겨난다. 없으면 또 만들어낸다. 그런 것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잘난척하고 그럴 시간도 여유도 없는 것이다.
내가 만난 모든 대표님들은 질문을 던지면 즉석에서 대답을 한다. "다른 경쟁업체는 어느정도인가요?" "다른 곳은 어느정도 돈을 벌죠?" "다른 곳에는 어떤식으로 일하나요?" 등등 그냥 궁금한걸 물어보면 전부다 바로 대답할 만큼 업계에 대해서는 빠삭하게 다 알고 있다. 대답을 못하는 사람은 한명도 못봤다.
그리고 난감한 질문인 "당신 회사의 경쟁력이 뭔가요?"라는 것도 바로 대답을 한다.
마치 내가 회사 면접장에 가서 "당신을 우리가 뽑아야 하는 이유는 뭔가?"하는 질문을 받으면 우물쭈물하고 의기소침해질 것 같은데. 대표들은 다르다. 즉석에서 우리의 장점은 이러이러하다고 대답한다.
3. 말은 잘 못해도 일은 잘한다. 그리고 핵심이 있다.
말은 잘 못하는 사람도 많다. 문장을 매끄럽지 않게 말하는 경우도 있고 삼천포로 빠지는 경우도 있다. 아니면 말을 너무 길게 하면서 아주 옛날 얘기까지 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핵심은 있다. 통찰력도 있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한번의 성공을 거뒀고 계속 나아가는 중이라서 전체 이야기를 관통하고 있다.
C 대표님의 핵심은 '일단 하는 것'이었다. 여태까지 해보지 않아서 두려워하는 게 없었다. 대기업이랑만 일해서 정부랑은 일을 못하겠다, 이런것도 없다. 그냥 무조건 일이 들어오면 하는 것이다. 그리고 고객회사의 요구를 어떻게 해서든 맞추려고 하는데 이 과정에서 창의적인 방법이 솟아나고 성공을 거두는 식이다. 물론 괴롭고 힘들고 야근을 하는데도 그렇게 일을 한다.
D대표님은 수치화하는 것을 좋아했다. 제품을 만들고 나서 몇명한테 뿌린다음에 만족한 정도를 답변으로 받는다. 60%가 만족했다는 결과가 나오면 제품을 다시 더 나아지게 만든다. 그리고 다시 뿌린다. 70%로 올라가면 또 제품을 다시 더 낫게 만든다. 이런식으로 계속 업데이트를 해서 90~95% 이상이면 본격적으로 시장에 내놓았다. 이런식으로 모든 일을 한 다음에 수치화해서 거의 완벽한 수준으로 끌어올린다.
E대표님은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 집중했다. 기술기반의 스타트업은 마찬가지인데 기술이 고도화되서 실제로 잘 쓰여야 한다. 그리고 아주 편리하게 만들어야 한다. 기술을 발전하는 한편 더 편리하게 만드는 데 집중하는 것이다. 자기만족을 위한 기술개발, 잘난척하기 위해 학문의 꼭대기에 올라가려는 그런 목적으로 일하는 것이 아니다. 목적은 무조건 이용자의 편의성이다. 이런 식으로 일하면 기술자가 성공하기 더 쉽다.
인터뷰를 하면 배울점이 많아서 좋다. 그리고 진짜 배울게 많다고 느껴져서 내가 감동을 받은 대표님들은 몇개월 사이에 몇십억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몇개월도 안되서 말이다. 정말 신기했다.
복싱을 시작하자, 길지 않은 한세월을 살아오며 그동안 얼마나 많은 이들을 쥐어패고 싶었는지 깨달았다.
그냥 다 대놓고 쥐어팰 수만 있었다면 모든 것은 차라리 깨끗하고 선명했을는지 모른다.
그간의 삶에서 채워지지 못했던 욕망 하나가 위험한 고개를 들려 하고 있었다.
관장과 코치가 미트를 끼고 주먹을 받아줄 때마다 그 욕망은 점점 더 커져만 갔다.
더, 더, 더, 때리고 싶다, 또, 또, 또 때리고 싶다.
그저 세상의 대부분을 다 쥐어패버리고 싶다.
관장은 나에게 처음 오셨는데도 참 잘한다며 길에서 많이 싸워보고 오셨나봐요, 농을 쳤다.
마스크 밖으로 드러난 두 눈을 동시에 적당히 반달 모양으로 감아주며 아무렴, 이라고 생각했다.
다만 쥐어패지 못했을 뿐이다, 다만 아무도 쥐어패주지 못했을 뿐이다.
때리는 맛에 취하기 시작하면서 왕년의 복싱 챔피언이나 현역 복서들의 유튜브 채널을 하나둘 구독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하면 오래 맛깔나게 팰 수 있을까를 지속적으로 고민하며 빠르고 세게 때리는 방법들을 눈으로 익히던 어느 날, 한 채널이 눈에 띄었다. 왕년의 복싱 챔피언이었다는 남자는, 복싱에서 완투 기본 편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수의 실전을 거친 자 특유의 거친 말솜씨로 설득력 있게 전하고 있었다. 그가 나오는 영상들을 몇 시간 동안 털어 보고 체육관을 옮겨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을 무렵, 먼지라기엔 다소 큰 먹구름에 가까운 그의 혼적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는 주먹을 날릴 때 팔만 뻗지 말고 허리와 엉덩이를 동시에 비틀어 온몸의 힘과 무게를 주먹에 실어줘야 상대에게 강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하곤 했다. 그렇게 오랜 세월 자신만의 무기를 정성 들여 세공해왔을 그는 그 소중한 주먹을 고작 자기 아내의 얼굴을 때리는 데 사용했다. 코뼈가 산산이 부서진 아내는 이후 평생을 비염과 코골이에 시달리고 있다는 얘기가 한 TV 프로그램의 캡처 이미지와 함께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