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에서 하는 마리아 스바르보바 전시회,

일요일 저녁에 갔다.

생각보다 사람이 적어서 좋았다.

사진이 그림처럼 보인다.

명암과 그림자가 거의 없고

색깔도 질감처리가 거의 없이

유화같은 느낌이다.

대구와 대조가 잘 어울리고

파스텔 톤에 원색의 포인트가 들어가는

사진이 많다.

네모네모한 느낌이고

사람들이 비슷한 옷을 입고 있어서

공산주의를 패러디하는 모습이다.

굿즈의 소장욕구가 좀 있었지만

아주 끌리는 굿즈들은 없었다.

스바르보바는 슬로바키아 출신의 사진가다.

핫셀블라드 마스터스 예술부문에서 우승,

국제사진공모전에서 수상,

스바르보바 사진은,

차가우면서 따뜻하고

과거적이면서 미래적, 초현실적이라는 느낌이다.

색감 표현도 유명하다.

수평과 수직이 두드러지는 미니멀한 공간에 인물이 등장하는데,

모두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 무표정이다.

작품 속 공간이나 소품은 냉전 당시

체코슬로바키아 공산주의 체제에서 만들어졌다.

친구랑 뚝섬역에 있는 뚝섬미술관에 갔다.

전시는 로그아웃 전시,

체험전시다.

친구는 체험전시를 한번도 안해봐서 일단 신기해하고 만족함.

계절은 여름-가을-겨울-봄 순서다.

저번에 갔을 때랑 구성이 살짝 다르다.

큰 뼈대는 같음.

첫 입구에는 예쁜 나무가 한그루 있다.

컴컴한 곳을 지나서 디지털 세계 01010101로 이루어진

네온사인같은 세계가 있다.

여름에는 해변가를 갈 수 있다.

해변가인만큼 모래가 많다.

모래를 발로 밟으면서 느낀다.

이번에는 폭죽놀이가 주로 이루어져 있다.

폭죽놀이 관련된 그림도 있다.

가을은 너울너울거리는 갈대들이 있다.

운치가 있는 모습이다.

겨울은 일본 정원에서 보던 풍경이 있다.

풍경앞에 앉아서 얘기를 나눌 수 있다.

봄은 하늘하늘거리는 쉬폰 커튼이 있다. 예쁨.

그 이후에는 쉼을 위한 전시가 있다.

향기, 책을 보는 곳, 누워서 별을 느끼는 곳 등이 있다.

예쁜 곳이다. 그런데 사람이 많아서 아주 오래 기다려야 한다..

 

 

로그아웃이란 전시를 봤다.

체험전시는 처음이었다.

체험이 별거 있겠냐는 생각을 했는데 의외로 잘 꾸며놨다.

일상에서 로그아웃하는 시간을 만들어놓은 것인데,

쉴 때 중요한게 뭔지 생각하게 해줬다.

 

내가 본 전시는 가을전시이다. 

사계절 내내 전시를 한다고 한다. 그 계절에 맞게 한다. 

 

쉴 때 중요한 것은 이런것들이 필요하다고 한다. ​

 

시각적인 자유로움, 그리고 좋은 향기,

좋은 소리, 무엇보다 좋은 공간이다.

나는 요가를 해서 요가 수련할 때 하는

공간과 소리에 익숙하다.

자연에 가까운 소리, 그리고 싱잉볼, 인센스 스틱을 태우는 냄새.

이런걸 잘 구현해놨다.

 

전시회 공간은 4곳으로 나뉘어져 있다. 

테마는 사계절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을 테마로 꾸며놓았다. 

여름의 바다에는 계속 앉아 있고 싶었다.

가을의 편백나무 조각들에서 나는 향기도 계속 맡고 싶었다.

그리고 쉼을 경험할 수 있는 작은 공간들도 있었다.

 

별을 바라볼 수 있는 작은 방 같은 곳은 너무 좋았다.

멍때리기 좋은 곳이었다. 정말 힐링이 되었다. 

 

향기를 맡아 볼 수 있는 곳도 좋았다.

같이 전시회 갔던 친구가

전시회에 만족했는지 저녁을 사주고

인스타그램에도 잔뜩 사진을 올렸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사람이 많아서

한 곳에 2분 정도씩 머물도록 권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 오래 있고 싶었다.

 

장소는 뚝섬미술관이다. 미술관 자체가 되게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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