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내 방에 오줌을 누는 행위가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3일이 넘어갔다. 스트레스가 심해졌다. 고양이가 처음으로 조금씩 싫어지기 시작했다.

 

동물병원에서는 "방광염에 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증상만 보면 아주 초기 증상이라고. 방광염 보조제를 먹이기로 했다. 고양이는 워낙 비뇨기과 질환에 자주 걸린다고 한다.

 

 

내 고양이는 내 방에 있는 창가에 앉아있는 것을 좋아한다. 높은 데다가 바깥도 볼 수 있고. 내 모습도 보이니까. 얼마나 좋은가.

 

그래서 항상 창가에 앉아있는데. 문제는 그 자리에서 바닥으로 오줌을 갈긴다. 바닥에 냄새가 벤 모양이다. 이제 내 방이 화장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나는 세척제를 구입하고 방에 뿌리는 향기를 내는 액체도 구입했다. 화장실도 종류별로 사다 놓고. 모래도 종류별로 사다놨다.

 

화장실에 벤토모래를 깔아놓고 그 앞에는 배변매트를 쫙 깔았다. 이 가운데 딱 하나만 네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다. 그런 마음이었다.

 

 

이 모든걸 하기 위해 나는 본격적으로 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청소를 하려고 하는데 이 녀석이 자꾸 돌아다니고 난리를 친다. 냉전중인만큼 나는 고양이를 혼냈다.

 

"가만있어!"

 

물론 귓등으로도 안듣는다.

 

점점 화가 나니 고양이를 들고 작은방에 넣었다. 이곳은 들어간적도 없고 오줌 냄새도 없는 데니까 얌전히 있겠지? 싶었다. 청소를 좀 하다가 3분 정도 지났을까. 너무 조용한 것이 마음에 걸려서 방문을 보았다.

 

 

세상에. 오줌을 갈기고 있다. "너.. 오줌 싸는데 힘들었던 방광염 걸린 고양이 아니었니?"

 

 "너 방광염 걸린 것 같다고 내가 무려 20만 원이나 들여서 치료를 해준 것 같은데.."

 

오줌을 왜 이렇게 잘싸는거니. 생각을 해보니 이건 항의의 표시인 거다. 항의다.

 

반발이다! "나를 이 방에 가둬놓지 말아라 집사야!" 고양이의 오줌이 그런 의미였다는 걸 알았다.

 

 

생각을 해보니. 그렇다.. 처음 오줌을 내방에 갈긴 날도. 내가 밥먹는데 자꾸 와서 킁킁대니. 오지말라고 방안에 넣어둔 바로 그날인 것이다. 그러니까 고양이가 그날 항의했다.  무려 5일간이나.

 

고양이가 완벽하게 이겼다. 고양이의 5일 농성으로 얻은 것.

 

"여러개의 화장실"

 "좋은 벤토모래"

 "새로운 좋은 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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