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냥 귀엽기만 한 고양이지만 고양이와 나 사이에도 위기가 있었다. 갓 태어난 예쁜 고양이를 집으로 데려와 보고만 있어도 흐뭇해졌지만 고양이는 생명체였다.

 

고양이는 가만히 있는 인형이 아니다. 물론 인형처럼 아주아주 예쁘지만 살아있고 움직이고 뛰어다닌다. 

 

나의 아기 고양이는 갓 태어난 생명체라 그런지 생기가 넘쳤다. 우다다다 하면서 작은 집의 이곳저곳을 뛰어다녔다. 얼마나 재빠른지 모른다. 

 

고양이가 여기 있는 줄 알았는데 순식간에 이동해버려 저 구석에서 나를 보고 있다. "고양이야 혹시 눈 깜빡하는 사이에 공간이동을 하는거니? 어떻게 저기에 있어?"라고 말을 걸어도 눈만 끔벅끔벅한다. 

 

정말 고양이가 공간이동을 하는 걸까 하는 의심을 5번은 한 것 같다. 매우 빠르다. 

 

내가 인형처럼 예쁘지. 하지만 나는 살아있어.

고양이의 엄청난 활동성은 잠을 자야할 때 제일 골치가 아프다. 왜일까. 새벽마다 고양이는 미친듯이 뛰어다닌다. 우다다다다.

 

방 끝에서 방 끝까지 달린다. 달리기 기록을 재는 걸까. 방의 넓이를 가늠하는 걸까. 뛰어다니면서 전력질주할 때 어느정도 넓이인지 재는 걸까. 

 

고양이의 달리기는 꽤 오래 지속된다. 매우 시끄럽다. 내 존재가 여기 살아있소, 외치는 듯이 열심히 달린다. 그렇게 하루에 써야할 에너지를 다 소비하고 나면 내 배 위로 올라온다. 

 

내 배 위에서 힘이 다 빠져서 고양이는 그릉그릉거린다. 그릉-그릉. 그래 이제 나도 좀 자자. 좀 이제.. 우리 조용히 잠을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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