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랑 같이 지낸지 2년이 다 되어간다. 그동안 고양이가 싫었던 적은 두번 있었다. 처음은 자고 있는데 고양이가 내 머리칼을 갖고 장난을 치다가 할퀴어서 눈쪽에 상처가 났을 때다. 두 번째는 오줌을 아무데나 싸기 시작했는데 며칠동안이나 개선되지 않았을 때였다. 고양이가 노트북을 망가뜨려서 몇십만원을 수리비용으로 지불했을 때는 크게 화나지 않았다.

 

고양이가 싫었던 적은 그 때 두 번이었고 그래도 금방 화가 풀려서 고양이를 다시 좋아하게 됐다. 시간이 흐를수록 고양이가 더 좋아지고 있다. 이것이 참 신기한 일이다. 내 고양이는 엄청나게 애교가 많고 스킨십을 좋아한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나를 계속 쫓아다니다가 내가 의자에 앉으면 내 무릎에 뛰어올라와 나에게 머리를 부빈다.

 

나는 그 10분 남짓한 시간이 너무 좋다. 고양이는 꽤 외로운 모양인지 날마다 만져달라고 한다. 무릎에 올라와 내 어깨에 발을 대고 머리를 내게 부비는 그 시간은 따뜻하고 부드럽고 조용하다. 이 시간을 함께 할 때마다 내가 고양이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더 커진다.

잠에 들기 전에도 고양이와 함께 잔다. 내가 잘 준비를 하고 침대에 누워 이불을 덮고 있으면 고양이는 잘 시간이라는 것을 아는지 내 머리맡에 다가와 웅크리고 같이 잠에 든다. 고양이가 깊은 잠에 빠질 때면 쌕쌕대는 숨소리가 커지고 어떤 잠꼬대같은 소리를 내는데 그 소리가 꼭 내게 보내는 신뢰와 사랑처럼 느껴진다.

 

내 생각에는 고양이가 지금 이 순간이 편안하고 좋기 때문에 내 곁에서 잠에 푹 든 것만 같아 잠꼬대까지 하는 고양이를 보면 고양이를 향한 사랑이 커져간다.

 

고양이와 함께 침대에 누워있다가 고양이를 꽉 끌어안았던 적이 있다. 내 고양이는 나의 포옹을 언제나 반겨준다. 가만히 있는 고양이가 기특하게 느껴져 나는 혼잣말로 “우리 계속 이렇게 같이 살자. 너랑 나랑 둘이서. 우리 계속 이렇게 살자”라고 말했다.

 

고양이는 대답이라도 하는 듯이 머리를 내게 부비고 배를 뒤집어 보여준다. 난 그 모습이 너무 귀엽게 느껴져서 혼자서 크게 웃었다. “너도 좋아? 그래 알았어”라고 혼자 대답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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