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서 동생이 거제도로 내려갔다. 시골 분위기에서 살고 싶은 동생의 바람이 내 꿈에서 이뤄졌다.

현재 동생은 대기업에 다니고 있다. 서울 토박이로 서울에서 오래 살다가 시골에 위치한 대기업에 입사했다. 시골에 있다보니 서울 분위기가 여태까지는 그렇게 숨막히는 줄 몰랐다고 한다. 나도 지방에 몇 개월 있어봐서 무슨 얘기인지 대충은 알 것 같다.

 

서울 광화문 부근에서.

 

서울은 사람들이 아주 빠르게 걸어다니고 분위기도 삭막하다. 말도 용건만 간단히 하고 사담같은 것은 거의 하지 않는다. 지방에서는 버스를 타고 내릴 때 서로 인사를 하고 물건을 살 때도 사담을 비교적 많이 나누는 편이다.

 

제주도 어느 집.

 

동생은 더욱 한가로운 도시로 이사하고 싶어한다. 바다가 있는 제주도라든가. 밤이 되면 가로등만 남겨진 채 깜깜한 어떤 시골에 집을 짓고 살고 싶은 것이다. 그 집은 서울보다 싸기 때문에 넓은 정원도 있을 것이고, 돌담으로 낮은 경계를 세워놓았을 것이다.

 

 

바람이 훅 불어 들어오면 미세먼지는 없는 깨끗한 공기를 마실수도 있을 것이다. 소금기가 짭짤해서 코로 깊게 숨을 들이마시면 얼굴을 조금 찡그리게 되는 바람일 거다. 

 

집은 어느 제주도의 게스트하우스처럼 한쪽에는 카페같은 곳이 있어서 그곳에서 아늑하게 앉아서 천천히 차를 한잔 마실테지.

그리고 여전히 아름다운 내 고양이는 창틀에 앉아서 차를 마시는 우리들을 쳐다보다가 꾸벅꾸벅 졸테고.

 

 

제주도에 살게 된다면 서울에서의 삶과는 다르겠지? 서울에서는 무엇인가를 계속 성취하는 데 탁월한 도시라면 제주도는 일하지 않는 시간동안의 삶을 아름답게 소비할 수 있는 데 탁월한 도시일 것이다.

 

뭐 그런 바람에서 간밤의 내 꿈에서 동생은 거제도로 내려가 버렸다.

 

고양이도 델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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