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보고 있으면, 고양이의 뇌가 작은것이 싫다. 고양이는 생각도 못하고 말도 못해서 나는 그 점이 안타깝다. 나는 고양이랑 얘기도 하고 싶고 고양이와 어떤 관계를 맺어나가고 싶은 데 고양인 동물이다.


그래서 인간이 탄생하게 됐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신이 인간을 흙으로 빚어놓고 보니 너무 예쁜거다. 그런데 생명체에 불과한 것이다.  인간들과 관계를 맺고 싶은데 불가능해서.

 

그래서 신이 지니고 있는 인격을, 신처럼 생각도 하고 감정도 느끼는 같은 종류의 인격을 인간에게도 부여한다. 그래서 지금 인간이 된건가, 싶었다.

고양이가 너무 예쁘지만 대화를 못하는게 늘 슬프다. 그리고 고양이가 본성으로 움직인다는 것도 슬프다. 모르겠다. 고양이는 왜 내게 와서 안기고 그릉거리는 걸까. 나는 고양이에게 무슨 존재일까.

나는 할일없이 그런 생각을 한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커질 수록 깊은 이 아이와 관계를 맺고 싶어진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커질 수록 동물이란 존재에 한계가 느껴져 슬프다.

고양이를 위해 여러가지 용품을 '또' 샀다. 사료는 이미 매우 많고 모래도 쌓여있으며, 차오츄르도 몇봉지나 있고 고양이 장난감도 매우 많은데, 나는 사랑을 표현하고 싶어서. 쇼핑을 했다.

 

 더 좋은 화장실 한개와 더 좋은 모래 한봉지, 그리고 몇가지 장난감을 더 구매했다. 나는 왜 돈을 썼나. 정답은 고양이가 좋아서.

내 고양이는 인간같은 성정을 지니지는 않았고 뇌가 작아서 생각할 줄 아는 인격은 아니지만 동물 가운데서는 영리한 편인 것 같다. 마치 강아지 같기도 하다.

 

고양이가 매우 좋아하는 굵은 머리끈이 있다. 나는 그것을 저 멀리 던졌더니 고양이는 재빠르게 그것의 뒤를 쫓는다.

그리고 의기양양하게 그것을 물어왔다. 이럴수가. 고양이는 의기양양하고 늠름하다. 그리고는 강아지보다 더 의젓한 몸짓으로 우아하게 자신의 성과를 보여준다. 나는 성과물인  머리끈을 다시 던졌다. 다시 늠름하게 물어왔다. 다시 던졌다. 다시 물어온다.

귀엽고 사랑스럽다. 그리고 사랑하는 만큼 슬펐다. 그리고 나는 어쩐지 인간의 창조됨을 생각하다가 신을 생각하다가 다시 우리의 죽음을 생각했다. 그리고 신께 나와 고양이가 죽으면 천국에서 만날 수 있나요, 그 질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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